일상

위즈웰 오븐 온도 고장 셀프 수리

- 찐초록 2021. 2. 1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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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베이킹을 해보려고 마음을 먹고 저렴한 컨벡션 오븐을, 그것도 당근 마켓에서 중고로 한 대 샀더랬다. '홈베이킹을 시작한 이유'에서도 말했듯이 처음부터 비싼 장비를 사고 싶지 않았다.

갑자기 홈베이킹을 시작한 이유

good-day7.tistory.com/3?category=1124403

 

초보 입문용으로 적당한 중고 컨벡션 오븐을 사와 깨끗하게 닦고 공회전을 해보며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오븐계의 벤츠급이라는 스메그, 우녹스, 지에라 오븐은 두말할 것 없이 좋고 꿈의 오븐임ㅎㅎ)

나의 첫 오븐. 43L 위즈웰 오븐ㅎㅎ 상/하단 이중 열선이 있으며 컨벡션 기능도 있다. 최저 온도는 100도, 최고온도는 230도. 이 오븐으로 제과면 제과, 제빵이면 제빵 요목조목 잘 썼고 지금도 잘 쓰고 있다.

온도가 이상하다?

나는 제과보다는 제빵을 더 많이 하는데 빵 종류는 고온에서 짧은 시간 구워야 오븐스프링도 잘 나오고 결과물도 좋다. 특히 하드 빵 계열(바게트, 깜빠뉴 등) 은 높은 온도가 필수적이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빵 반죽을 구우려고 200도 이상으로 오븐을 예열하고 있었는데 20분이 지나도 30분이 지나도 온도가 150도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이 아닌가... 분명 온도 다이얼은 230도로 끝까지 돌려놨는데... 기다도 꼼짝 않는 온도 때문에 그냥 150도 언저리에서 대충 구워서 그럭저럭 먹었다. 그 후로도 내 오븐 온도는 150도 이상 올라가지 못했고 이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AS를 알아보다.

중고로 구매한 오븐이라 무상 AS 기간은 당연히 훌쩍 넘어있었고 유상 수리 위즈웰AS를 알아보니 좀 애매했다.

첫 번째로 오븐을 위즈웰본사로 직접 보내야 했다. 43L 오븐이 라 부피가 꽤 있었고 파손될 위험도 있기에 포장도 엄청 단단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송 과정에서 충격에 의해 오븐에 유격이 생기거나 찌그러졌다는 후기가 보였다. 오븐이 찌그러지거나 유격이 생기면 온도가 유실되기 때문에 고온으로 예열하기 힘들어진다.

두 번째로 택배비 포함 수리 비용이 오븐 값이랑 비슷비슷할 것 같았다. 일부러 저렴이 오븐을 샀는데 수리 비용으로 큰돈을 지출하고 싶지 않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판..)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며 엄청난 검색 끝에 나와 동일한 문제를 겪었고 셀프로 수리하신 분의 글을 발견하게 됐다.

한번 해보자. 셀프 수리.

- 준비물 : 송곳, 케이블 타이 2개 (또는 얇고 질긴 끈?), 안경 드라이버

1. 온도 다이얼 틈에 송곳을 끼워 앞/뒤로 조금씩 흔들어주어 틈을 벌려준다.

2. 케이블 타이 2개를 고리 모양으로 연결해 주고 온도 다이얼 틈에 끼워준다.

3. 케이블 타이를 앞으로 당겨준다.

4. 다이얼이 빠질 때까지 송곳과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틈을 벌려주고 당겨준다.

- 강한 힘으로 막 해버리면 다이얼 중심축이 부러질 수 있으니 다이얼이 부러지지 않을 정도의 중간힘으로 반복해서 천천히 하자.

 

위와 같이 반복해서 하다 보면 점점 다이얼 틈이 벌어지고 앞으로 조금씩 빠진다. (나는 20분 정도 씨름한 후 빠졌음 ㅜ) 인내심을 가지고 ... 포기하지 말자.

 

드디어 빠졌다! 조금 긁히고 눌렸지만 이 정도면 양호하다.

다이얼을 빼고 중심에 쇠 구멍을 자세히 보면 작은 일자 나사가 박혀있다. 딱 안경 드라이버 사이즈의 일자 나사.

 

내 오븐은 아래 사진과 같이 일자 나사 방향이 1시-7시 방향으로 되어있었음. 나사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온도가 올라가고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온도가 내려간다고 하니 반시계 방향으로 9시-3시까지 돌려주었다. (순전히 그냥 감으로) 만약, 이 상태에서 나사가 안 돌아간다면 오븐 전원을 키고 예열한 뒤 나사를 돌리자.

나사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주고 오븐 전원을 켜 최고온도 230도로 예열해봤다.

오... 약 240도 정도로 온도가 올라간다. 이 정도 오차 범위라면 합격.

200도로 내려서 체크하고, 150도, 100도 50도 온도도 모두 체크해본 뒤 이상 없음을 확인했고 다이얼을 다시 꾹 눌러 끼워줬다. (혹시 나중에 또 빼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조금 헐겁게 끼워줌)

마치며

솔직히, 반 포기 상태로 셀프 수리를 시작했다. 고장 나면 그냥 이참에 오븐을 바꿔볼까 싶었고ㅋㅋ 그런데 예상외로 잘 고쳐져서 놀랐다. 오븐 온도가 230도까지 빵빵 잘 올라가니 막혔던 속이 뚫리는 기분. 그동안 계속 실패했던 사워 도우를 구워봤고 세상에..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빵이 나왔다! 레시피 문제가 아니라 역시 온도 문제로 계속 이상한 빵이 구워졌었나 보다. 이젠 고온 베이킹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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