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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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비누 (설거지 비누, 클렌징 비누, 샴푸바, 바디 비누)

- 찐초록 2020. 9. 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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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 린스, 바디워시, 클렌징 폼, 주방 세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쓰는 생필품이다. 대형마트에 가 보면 겉모양도 세련되게 잘 나오고 기능별로 용량별로 취향별로 구분해서 주르륵 진열되어 있다. 기억에서 잊을만하면 명절 선물로 생필품 세트가 들어오거나 부모님 집에서 남는 걸 두어 개 가져오기도 한다.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니까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구해 쌓아둔다. 그냥 원래 그래야 하는 것처럼 조금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했다.

매일 저녁 클렌징 워터와 화장솜으로 얼굴을 닦고 클렌징 폼으로 세수를 하고, 샴푸와 린스로 머리를 감고 바디워시로 몸을 씻었다. 샤워를 위한 생필품만 무려 6개... 6개의 쓰레기를 몇 달에 한 번씩 버리고 있었다. 화장솜만 빼면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재활용이 되니까 괜찮을까? 마음 아프지만 재활용이 힘들다.

 

 

재활용이 힘든 이유

- 첫 번째, 알록달록 색깔이 첨가된 플라스틱이다.

- 두 번째, 펌프 부분을 보면 여러 가지 재료들이 섞여있으며 (용수철이나 고무튜브 등) 분해가 쉽지 않다.

- 세 번째, 겉면의 라벨을 깨끗하게 제거하기 힘들다.

 

그동안 성실하게 분리배출했는데 재활용이 힘들다니!

재활용이 잘 될 수 있도록 색이 첨부되지 않은 플라스틱 통에 펌프 소재도 모두 분해할 수 있으며 라벨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보니 거의 없었다. '그럼 버릴 때라도 완벽한 분리배출을 해보자'라는 생각에 공구를 사용해 억지로 부품을 분해해보기도 하고 약품을 이용해 고생고생하며 라벨도 제거해봤다. 점점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느낌이고 이게 최선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쯤 되니 상품을 만드는 기업에게 화가 났다. 정부는 국민들이 쓰레기를 분리배출해서 자원을 재사용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오랫동안 시행했으면서 물건을 만드는 기업들은 분리배출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저 원가 절감, 편한 사용성, 겉보기에 예쁜 상품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그 물건을 다 쓰고 분리배출하는 것은 오롯이 소비자의 일로 떠넘기고 있었다. 이런 고민 끝에 사용하게 된 대체품이 바로 '비누' 다.

 

 

비누의 매력

1. 가격이 싸다

2. 대부분 과하지 않은 최소한의 포장만 되어있다.

3. 다 쓰고 나면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

4. 얼마큼 썼고 얼마큼 남았는지 눈으로 확실히 볼 수 있다.

5. 오염되지 않는다.

6.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7. 촉감이 좋다 (매끈하고 그립감이 있다ㅋㅋ)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비누만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예쁜 천연/수제 비누들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비누 공방'에서 일일 클래스로 배워 볼 수도 있다.

오키프의 천연 수제 비누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비누가 있었다. 샴푸 비누(샴푸 바), 린스 비누, 바디워시 비누, 클렌징 비누, 심지어 설거지 비누까지.. 모두 비누로 대체할 수 있다. 나는 플라스틱 용기가 하나씩 비어갈 때마다 비누로 바꿨고 지금은 앞서 얘기한 생필품들을 모두 비누로 사용하고 있다.

 

 

바디워시 비누

많은 비누들이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알칼리성 비누로 만들어진다. 알칼리성 비누는 세정력이 우수하긴 하지만 몸에 사용했을 때 피부를 건조하게 할 수 있고 자극을 줄 수 있어 적합하지 않다. 때문에 몸을 씻기 위한 비누로는 중성 비누를 사용해야 하는데 도브 비누가 바로 중성 비누에 속한다. 이것이 바로 도브 비누 포장에 '뷰티 바'라고 쓰여있는 이유다.

"비누 잘 안 쓰는데 도브가 선물로 많이 들어왔어.. 어떻게 하지?"

"어! 나는 비누 많이 쓰는데 그거 다 내가 사도 될까?"

"정말? 당연하지. 그리고 사긴 뭘 사~ 그냥 써. 내일 갖다 줄게."

이렇게 나는 도브 비누를 한 아름 받아들고 집으로 왔고 샤워할 때마다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몸에 큰 자극도 없고 은은한 비누 향도 좋다. 거품도 부드럽고 풍성하다. 바디워시를 사용할 때는 온몸에 미끄덩거리는 느낌이 계속 남아서 오랫동안 물로 씻어냈는데 비누로 씻으니 금방 씻겨 뽀득뽀득 하다. 다만 습한 욕실에 그냥 두면 비누가 금방 물러지는데 반드시 비누망에 넣어 공중에 잘 걸어둬야 한다.

 

 

샴푸 바 (샴푸 비누)

샴푸바를 선택함에 있어 시행착오가 있었다.

제일 처음 사용했던 샴푸바는 동구밭 에서 나온 샴푸바였는데 리뷰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유명한 제품이었다. 일단 비누망에 넣어 조물거리 면 거품이 적당히 잘 났고 물로 잘 헹궈졌다. 꼭 필요한 성분으로만 만든 샴푸바라서 그런지 물로 헹구는 과정에서 머리가 너무 뻣뻣해졌다. 손가락으로 쉽게 쓸어내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이기로 말리면 부들거리는 머릿결로 돌아왔다. 여기까지는 괜찮은 사용성이었는데 1~2주 정도 지나니 머리에 비듬이 눈에 띄게 많이 생겼다. 오른쪽 구레나룻 부분이 가렵기도 했다. 비누가 맞지 않았는지, 샴푸에 길들여졌던 내 두피가 비누에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참고 몇 주 더 써봤고 어느 순간 비듬이 생겼다 말았다 했다. 오른쪽 구레나룻 부분이 가려운 느낌은 영 없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다음으로 바꾼 비누는 러쉬에서 나온 샴푸바였다. 러쉬 '씨닉' 샴푸바를 썼는데 거품도 풍성하고 향도 좋았다. 두피가 약간 가려웠던 증상은 많이 좋아졌고 비듬도 점점 줄어들었으며 뻣뻣한 느낌이 덜했다. 여러 가지로 만족스러운 샴푸바 였으나 고민 끝에 러쉬 '씨닉' 샴푸바로 정착하지 못했다. 문제는 원료 원산지.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러쉬는 대부분 일본의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라고 한다. 때문에 방사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누군가는 "너무 예민하게 구네.."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모르면 몰랐지 알면서 마음 편히 쓰기 어려웠다.

러쉬 샴푸바를 다 쓰고 결국 처음 썼던 동구밭 샴푸바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전에 쓰던 샴푸바와 다른 걸 골라서 사용해보고 있다. 한두 달 정도 됐는데 처음에 겪었던 문제들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샴푸바가 내 두피에 잘 맞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액상 샴푸에 길들여졌던 내 두피가 이젠 샴푸바에 적응한 걸지도 모르겠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다시 바꾼 동구밭 샴푸바는 아직까지 잘 사용하고 있다. 아마도 나는 이 샴푸바에 정착하지 않을까 싶다.

 

 

설거지바 (설거지 비누)

설거지할 때 비누를 쓴다? 처음 듣는다면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정말 많다. 나는 소미지 설거지바를 쓰고 있는데 비누 색상도 다양하고 패키지도 빈티지하니 예쁘다! 비누 색상은 주원료에 따라 달라지는데 쌀가루, 커피가루, 클로렐라 등등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제일 중요한 세정력. 내가 직접 사용해본 결과 기름, 고추장, 버터, 김칫국물 등.. 모두 싹 씻긴다. 그리고 빠르게 뽀득뽀득 헹궈진다. 헹궈내도 남아있는 잔여 세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사람들은 주방 세제를 잘 못 사용하고 있다. 주방 세제를 수세미에 쭉쭉 짜서 쓰는 게 아니라 물에 희석해서 그 물로 설거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뜨거운 물로 헹궈내야 한다. 잘못된 사용법 때문에 잔여 세제가 그릇에 남게 되고 일주일 동안 많게는 소주 한 컵의 잔여 세제를 먹고 있다고 한다. 설거지 비누를 사용한다면 이런 걱정을 덜어 낼 수 있다. 또한 천연성분 비누라서 맨손으로 설거지를 해도 손이 덜 건조하고 덜 상한다. 굳이 단점을 적자면, 싱크대에 흰 비누 얼룩이 남을 수 있다. 설거지를 끝내고 싱크대를 잘 닦아 마무리한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클렌징 비누

항상 클렌징 워터로 닦고 클렌징 폼으로 이중 세안했었는데 클렌징 비누 한 개만 사용하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비누는 웬즈데이 블루의 타조알 비누. 처음에 타조알 비누라고 해서 진짜 타조알 성분으로 만들었나 했는데 전혀 아니다. 주 성분은 아보카도 오일. 아마 동글동글 예쁜 알 모양 비누라 타조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 같다.

나는 평소에도 진한 화장을 하지 않는 편인데 풀 메이크업도 이 비누 하나만으로 깨끗하게 클렌징 할 수 있다고 해서 믿고 구매했다. 손안에서 동글동글 굴리면 쫀쫀하고 진득한 제형의 농축 거품이 생기는데 (풍성한 거품 X) 이걸로 부드럽게 세안해 주면 끝. 패키징도 종이로 최소한의 포장만 되어있어 친환경적이다.

 

 

 

다양한 비누에 대한 이야기.

쓰레기도 줄이고, 친환경 적이고 내 몸에도 건강한 비누 생활. 적극 추천합니다.

* 광고 X, 내 돈 내고 산 개인적인 후기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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