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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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운동' 아닌 '산책'

- 찐초록 2020. 5. 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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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올듯 말듯 한 날씨. 약간 습하지만 햇빛이 강하지 않아 오히려 걷기 좋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집 밖으로 잘나가지 않았는데 몸이 둔해진 게 느껴진다.

원래 나는 운동에 영 흥미가 없다. 운동을 하면 활력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말이 와닿지 않는다. 내가 해봤던 여러 가지 운동들은 매번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으며 귀찮고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운동 가자'라고 말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산책 가자'라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산책' 은 기분전환 겸 가볍게 훌훌 나갈 수 있는 느낌이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 본격적으로 마음먹고 나가야 하는 '운동' 보다 가벼운 '산책'이라는 어감이 나는 더 좋다.

이번 주말엔 산책을 빙자한 걷기 운동을 했다. 집 근처 멀지 않은 곳에 탄천이 있는데 산책하기 딱 좋은 장소여서 가끔 간다. (앞으로 자주 가야지.)

탄천을 걷다 보면 여러 모습의 사람들을 마주치게 된다.

조용히 걷거나, 천천히 뛰거나, 노래를 틀어놓고 걷거나, 아이 손잡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각자의 다른 모습들이 있다. 그중에 나는 특히 아이와 함께인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진다. 저 예쁜 아이들이 TV나 스마트폰, 컴퓨터 앞이 아닌 자연 가까이 나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참 좋다.

탄천의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걷다가 가만히 보면 야생 오리들이 둥둥 떠다닌다. -흐린 날이라 물이 탁하다- 어떤 날엔 오리 한 쌍이 사이좋게 쉬고 있고 어떤 날엔 오리 가족들이 줄 맞추어 지나간다. 또 어떤 날에는 모든 오리들이 열심히 먹이사냥을 하고 있다. 별일 아니지만 멍하게 보게 되는 오리 친구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그저 편하다.

 

탄천에 나오면 저 멀리 롯데타워가 보인다. 나는 습관처럼 롯데타워를 보며 미세먼지를 가늠해본다. 타워가 선명하고 깨끗하게 보인다면 그날 날씨는 좋은 게 분명하니까. 오늘은 흐린 날이라 그런지 구름에 가린 롯데타워가 보였다. 곧 비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었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걷기 좋은 탄천인 만큼 강아지들도 많이 산책을 나온다. 저 멀리 강아지 전용 공간이 보인다. 안전하게 그물망으로 구역을 만들어 두었고 소형견/중형견 공간과 대형견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산책을 나온 강아지를 보면 하나같이 다 신난 얼굴인 것 같다. 언제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 요즘은 옛날과 달라 펫 티켓을 잘 지키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강아지들 때문에 주변 환경이 더러워지지 않는다.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둘기 가족(?)들이 풀밭에 앉아 졸고 있다. 사람들이 가까이 지나다니는데도 그저 졸고 있을 뿐 무서워하지 않는다.

늦은 5월 토끼풀 꽃이 군데군데 가득 피어있는 탄천. 평일 퇴근 후 꾸준히 산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말엔 꼭 산책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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