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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찬바람이 불면 시클라멘의 계절이라는 뜻 (시클라멘 성장기, 시클라멘 키우기, 시클라멘 구근관리, 시클라멘 원종)

- 찐초록 2024. 11. 27. 14:57

작년 이맘때쯤 그러니까 내가 본격적인 식집사가 되기 전,

우리집에 오신 손님이 빨간꽃이 피어있는 시클라멘 화분을 선물로 가져 오셨어요. 겨울내내 꽃을 볼 수 있을거라고 하시며 물은 가끔만 주면 된다고 했죠.

베란다가 너무 추운것 같아 훈훈한 집안에 두고 자고 일어났더니 글쎄 모든 잎과 꽃대가 다 늘어져 곧 죽을것처럼 되어있는거 있죠? 하루만에 이렇게 변하다니 충격적이었어요.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낮에는 데친 나물마냥 볼품없어지고 해가 지고 서늘해지는 밤에는 어느정도 기운을 차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깨달았어요! "아! 얘는 빛을 싫어하는구나!!" 라고요 ㅋㅋㅋ (절대 틀림)

 

예.... 정말 제멋대로 볼품없는 시클라멘이죠 ㅋㅋㅋ

빛을 싫어한다고 단정지어서 반그늘에서 키우니 마구 웃자랐고 따뜻한곳에 두니 늘어진 모습입니다. 지금보니 처참하네요ㅋㅋ 안예쁘니 관심도 덜하고... 가장 예쁠때 사진도 없어요

겨울을 지나며 날로날로 따뜻해지던 때, 더이상 꽃은 안올라오고 작아진 잎만 간신히 버티고 있을때에요. 왜 안클까... 라고 볼때마다 생각하던 때 ㅋㅋㅋㅋ

그러다 잎은 점점 쪼그라들고 노랗게 하엽지길래 그냥 싹뚝 자르고 화분 상태 그대로 빛 안드는 베란다 구석에 방치하게 됩니다. 그렇게 여름을 맞이하고 엄청난 폭염으로 베란다는 연일 35도 를 찍어대는데... 제 기억에서 시클라멘 구근은 점점 사라졌어요. 지금생각하면 좀 미안하네요. 반성.

그렇게 불더위 여름이 지나고 베란다 정리를 하다가 말라 비틀어져 쪼개지기 직전인 구근을 발견합니다. 죽은것 같기도하고ㅋㅋㅋㅋ

일단 조심조심 분갈이를 해주고 흙이 촉촉해지게 물을 주니 주름진 얼굴이 통통하게 살이 차기 시작했어요. 그렇습니다. 이친구는 끈질기게 살아있었어요.

지금은 이렇게 멋지게 부활했답니다!!! 작년에는 (관심이 없어서)제 눈에 안보이던 잎의 화려한 무늬가 정말 예쁜거있죠. 이렇게 예쁜 친구를 제가 잘 키우지 못해서 엉망진창 수형으로 방치 했다니 ㅋㅋㅋㅋㅋㅋ

 

 

요 구근 정수리에서 귀여운 새 순이 계속 올라오고 최근엔 동그란 꽃대도 보이는것 같아요. 꽃 빨간꽃을 볼 수 있겠죠!!

이쯤에서 시클라멘 키우는 방법을 정리해봅시다.

-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꽃을 피우며 성장하는 다년생 구근식물

- 생육 적정 온도는 5~20도. 온도가 오르면 줄기가 늘어지고 성장이 멈추니 조금 서늘하게 키우는게 좋아요. 온도가 정말 중요합니다!!

- 강한 직광보다는 밝은 창가를 좋아합니다.

- 구근식물이기 때문에 과습에 약해요. 물을 너무 자주 주면 구근이 썩는답니다.

- 줄기가 힘없이 쳐지거나, 화분이 무척 가볍거나, 구근에 쪼글한 느낌이 들거나, 구근이 기존보다 사이즈가 살짝 줄어들었다? 싶으면 저면관수 or 구근에 물이 닿지않게 물을 줍니다. 건조는 어느정도 버티니 물을 아끼면서 키워요.

시클라멘 구근관리 (여름잠 재우고 깨우기)

- 날이 따뜻해지고 성장이 느려지며 하엽지기 시작하면 모든 줄기를 싹 잘라주고 여름잠을 재워줍시다.

- 저는 화분 그대로 더이상 물을 주지않고 건조하게 빛이 닿지않는 곳에 둬요. 구근을 캐서 신문지에 말아 보관하는 방법도 있는데 저는 해보지 않았어요.

- 아주 가끔 꺼내서 구근이 너무 말라비틀어 진다 싶으면 정말 조금 물을 쪼록 줍니다. 물이 구근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게요.

- 찬바람이 조금씩 느껴지는 초가을에 구근을 꺼내어 흙이 보송촉촉해질만큼만 물을 주고 기다리면 구근이 팽팽해지며 싹이 올라와요! (그만자고 일어나자ㅎ)

올해부터 시클라멘의 매력에 빠져서 벼르던 원종 시클라멘도 최근에 구했어요.

작고 귀엽고 은빛이 나는 은엽 시클라멘이에요 ㅎㅎㅎ 그리고 흰꽃이 필거라는데 아직 꽃은 못봤어요. 시클라멘 원종은 원예종보다 더 작고 여리여리한 느낌이랍니다.

위는 집에 막 왔을때

아래는 2주 후. 아주 미미하게 조금 컸어요.

마찬가지로 위는 집에 막 왔을때

아래는 2주 후. 잎이 조금 넓어진느낌? 큰 차이는 없네요ㅋㅋ 성장속도가 좀 느린편인것 같기도...

정수리에 바글바글 꽃봉오리가 달린걸 보니 머지않아 꽃이 필 것 같네요!

원예종 시클라멘이 빨간꽃이 피고, 원종 시클라멘이 하얀꽃이 피면 그때 꽃자랑 하러 다시 오겠습니다 ㅎㅎ